KAIST의 많은 연구실에는 외국인 학생이 다수 재학한다.
다양한 나라의 우수한 인재들이 카이스트로 유학을 오기에 학부생 중 외국인 학생 비율이 타대학에 비해 높기도 하고 (그 학부생들이 그대로 대학원 진학), 카이스트 대학원 자체가 다양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한국인 기준으로도 타대에서 진학한 사람들이 꽤 많음..)
그래서 캠퍼스를 돌아다니거나 실험 건물을 돌아다녀도 많은 외국인 학생들을 마주치곤 한다.
그런데 최근 학위과정생들의 커뮤니티를 보면 연구실의 외국인 학생들이 연구실 인건비의 토대가 되는 산학 협력 과제 참여에 소극적이라는 평가와 불평 불만을 종종 보곤 한다.
연구실마다 상황이 다르고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니 해당 글에 대해 나는 감히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연구실에 속한 외국인 학생들과 어느정도 원만하게 지내며 (아니라면 미안해 친구들아..) 함께 프로젝트를 할때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번 포스팅을 통해 긍정적인 케이스와 어떻게 하면 더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하여 글을 남겨보고자 한다.
우선 국내에서 진행하는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외국인 학생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이유는 크게 '언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관이나 기업과의 전화, 메일, 미팅은 모두 한국어로 진행되고 보고서 및 발표 자료 역시 주로 한국어로 작성되므로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학생들은 직접적으로 참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효과적인 협업 방법은
1) 과제와 관련된 논문 조사 (영어),
2) 조사한 논문 발표 (영어),
3) 연구 제안서, 계획서, 보고서, 발표 자료 작성 시 모두 참여 시키되 영어로 써오게 하기
4) 3을 영어로 잘 써온다면 GPT 돌려서 한국어로 다듬어오라 시키기 (이거 못하면 그냥 내가 함)
5) 3에 필요한 그림 대충 와꾸나 컨셉만 그리고 제대로 만들어달라고 하기 (이건 GPT도 제대로 못해서 사람 시키는 게 나음)
6) 프로젝트 새로 들어온 신입이 있다면 프로젝트 개요 교육 및 선행 연구 리뷰 교육 담당하게 하기
아 물론 이건 모두 외국인 학생이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참여하고 있을때 가능하긴하다.ㅠㅠ
그림을 다시 그리는 것도 어쨌던 개발 내용을 이해해야 그릴 수 있으니까....
일화로 나는 한국어로 작성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며 글에 필요한 레퍼런스 논문, 특허, 기술 동향 등을 외국인 학생에게 조사를 부탁했다. 한국어에 대한 부담을 안주기 위해서 영어로 적어오라고 했다.
근데 ...반전으로... 오히려 영어로 조사해오니까 한국어로 조사하는 것보다 소스가 더 방대하고 퀄리티가 좋아서 오히려 조사를 잘 해왔다.. 내가 찾는거보다 더 빨리 잘 찾아옴;; 영어로 검색해서 그런가;; 암튼 난 그걸 보고 한국어로 다듬어서 보고서에 반영만 해서 편하고 좋았다. 고마워..! 체감상 Perplexity나 GPT 보다 나았음;;;
하지만, 만약 외국인 학생이 조사해온 내용이 그 내용이 좋지 못하다면, 그건 그 학생의 임하는 태도가 문제이거나 연구적인 역량이 부족한 것이라고 본다.
...그럼... 이 경우는 답이 없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면서 이 사회에 녹아들고 적극적인 태도를 갖추도록 도와줄 힘은 대학원생에게 당연히 없거니와, 신입 연구자가 아님에도 연구를 못하는건.. 그리고 본인이 노력조차 않는다면... 그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모든 걸 포기하고 혼자 하는 것이.... 맞다.... 아마도 내가 커뮤니티에서 본 글들은 이런 경우겠지...
고생 많으십니다...연구길은 꽃길만 걸으시길 바랍니다...
모든 대학원생들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블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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