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연구실은 교수님께 학생들의 진행 상황(progress)를 보고하는 미팅이나 개인 면담 시간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주기적으로 진행 중인 산학과제나 연구 내용을 교수님께 PPT 자료를 만들어 보고 드리고 있다.
그렇지만, 어느순간부터 교수님께 보여주기 식의 자료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미팅이 임박했을때 자료를 만들며, 내가 지난 며칠 간 뭘 했고, 이걸 어떻게 보여드리는 것이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교수님께 효과적으로 보일까? 라는 생각을 주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젝트의 아주 디테일한 부분이나 조언을 얻고 싶은 부분을 가져가기 보다는 이미 진행 완료했고 무사히 성공한 부분만 발표하는 자료만 넣어 만들기 시작한 것 같다. 그렇게 미팅이 끝나고 나면 '이번에도 무사히 잘 넘겼구나'하는 안일한 생각이 들고, '다음에는 제대로 준비해야지' 라는 생각을 매번 하곤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조차 속이는 프로그레스 자료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프로그레스가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고 연구를 안일하게 진행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내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되기 시작했다. 이 생각이 들자, 적어도 스스로를 속이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들고 나에게 진실하고 충만한 하루를 보내며 연구에 몰입하고 싶어졌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고민해보다. 스스로 생각하는 진정한 프로그레스 자료를 솔직하게 만들면 좀 더 자기객관화도 잘 되고, 진행상황을 잘 트래킹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셀프 프로그레스 자료를 정기적으로 만들고 업데이트 해보기로 했다.
셀프 프로그레스에 들어갈 내용은 크게 1) 목표, 2) 연구 시나리오, 3) 현재 진행된 내용, 4) 추후 일정, 5) 이 모든 것을 적고 난 이후의 피드백으로 정하였다. 포맷은 다음과 같다.
우선, 가장 상단에는 [연구/과제/자기계발] 카테고리 중 연관한 그룹을 선택하여 넣고 그 뒤로 프로젝트 명을 적는다.
그에 대한 내용으로, 해당 연구를 1-1.5줄로 간단하고 명확하게 요약하고 해당 연구를 통해 얻고 싶은 산출물을 구체적으로 적는다. 굳이 논문이 아니더라도 프로덕트나 산출물 그림을 넣어도 될 것 같다.
진행 상황란에는 지난 자료 이후에 진행한 내용을 적되, 솔직하게 적는다. 만약 적절히 업데이트할 내용이 없다면 없다고 적어야한다.
추후 일정란에는 지금까지 진행한 내용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추가 연구를 진행할 건지 계획을 적는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순서를 다 적고 난 이후에 다시 훑어보며 진행상황, 추후 일정에서 누락되거나 미흡한 부분이 없는지 스스로 성찰하여 피드백에 적는다. 충분히 연구를 진행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구체적으로 적거나, 추후 일정이 무리는 아닌지 검토한 내용들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
이걸 크게,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기업과제, 내 개인연구, 그리고 자기계발로 나누어 각 진행중인 프로젝트마다 한장의 장표로 간단하게 요약하면 된다. 개인연구가 여러 개라면 각 연구 당 장표 하나씩으로만 요약해서 만들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매주 1-2회 정도 함께 서로의 개인 진행상황을 보고하는 동료 연구자들끼리의 self-progress meeting을 조직하고 싶은데,... 같이 해줄 연구자가 있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혼자서라도 PPT를 만들고 띄워서 육성으로 발표 연습하고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이렇게 꾸준히 정기적으로 쓰고, 업데이트 하다보면 진행한 내용에 대해서 꾸준히 트래킹이 가능해서 업무 효율도 올라가고 자기 동기부여도 꾸준히 잘 되지 않을까?
꾸준히 21일동안 잘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오늘도 오블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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